2020년 아르헨티나 여행 중 일정의 4일을 이과수에서 보냈다. 아르헨티나 1일, 브라질1일, 그리고 파라과이 씨우다드 델 에스테에서 1일. 아르헨티나 사이드와 브라질 사이드를 당일치기로 모두 보고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돌아가는 코스를 짜는 분들도 있는데 실제로 가능한 일정이다. 대신 택시를 대절해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왔다갔다 하도록 해야 한다. 브라질 이과수가 오후 입장으로 줄을 서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2시간이면 충분하기에 가능하다. 시간이 촉박하지만 양쪽을 모두 즐기고 싶으신 분들은 택시를 대절해서 투어를 진행하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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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라탐 항공기를 타고 푸에르토 델 이과수 공항으로 도착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는 공항이 2개가 있는데 국제선 EZE 에세이사, 국내선 AEP 호르헤 뉴베리 공항이다.
국내선은 거의 AEP에서 뜨기 때문에 이곳으로 이동하면 되는데, 간혹 EZE에서 출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발권할 때 잘 살펴봐야 한다. 특히 환승을 하는 경우 AEP에서 EZE로 혹은 그 반대로 이동을 하게 되면 차가 밀리면 1시간도 더 걸릴 수 있어서 꼭 유의 해야 한다.
이과수로 가는 항공편은 시간대를 잘 잡지 못하면 하루를 그냥 버릴 수 있다. 오후 늦게 도착하는 편이 있어서 가급적 오전에 도착하는 항공편을 미리미리 끊어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득이 암환전도 형편없는 이과수에서 하루를 더 잡아먹게 되는 불상사가 벌어진다.
비행기에 주유를 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 주유구가 어디 있나 했더니 바로 날개쪽에 주유를 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엔진이 바로 날개에 달려있다는 것을 타고 다니면서도 생각을 안했던 것 같다. 신기하네 하다가 당연한거자나 라고 깨달았다. 지금 저 비행기는 우리를 이과수로 데려다 줄 비행기인데, 우리가 기다리는 동안 바로 이과수에서 날아와서 다시 이과수로 떠나는 비행을 하게 된다.
이과수 까지는 비행시간 대략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됩니다.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열기가 열대우림 기후 이과수의 첫 인상입니다. 후덥지근 합니다. 선글라스 썬크림은 필수입니다. 이과수 폭포에서는 보트투어를 하기 때문에 비키니 입고 있는 여성분들도 간혹 보이는데 거의 대부분 갈아입을 옷을 준비해 옵니다. 너무 프리하게 비키니 입고 다니는거 거기에서도 특이해서 지양하시기 바랍니다.
이과수 공항에서 차를 타고 나오면 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공사를 하고 임금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1시간에 20분 정도 시위를 하는 거라고 했습니다. 경찰이 나와서 지켜보고 있고, 이 사람들이랑 택시 콜렉티보 운전하는 사람들이랑 사전에 양해가 구해졌는지 차분하게 20분을 기다려 주었고, 지나갈 때는 격려의 의미로 클락션도 울려주고 단합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시기 대통령 선거에서 페론주의자 좌파가 또 정권을 되찾아 오면서 아르헨티나는 안그래도 어려운데 더 어려운 외환위기를 겪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더더욱 상황은 좋지 않지만, 이들이 먹고사는건 걱정이 없는지라 그냥 저냥 나라가 돌아갑니다. 언제나 고통받는건 극빈층 - 서민 - 중산층 순으로 돌아오고요.
첫날 도착한 이과수에서는 시간이 늦어서 호텔 체크인만 하고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산책만 하고 들어와서 쉬었습니다. 대신 시내 이과수 터미널에 있는 이과수 보트투어를 예약했습니다. 성수기에는 보트투어를 할 수 있는 인원이 정해져 있어서 미리 예약을 하시는게 좋습니다. 미리예약을 안하면 보트투어를 할 수 없을 수 있습니다.
보트투어는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에 입장하시면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정글버스를 타는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데 순서대로 정글트럭이 오면 이걸 타고 보트 선착장으로 이동하게 되는 겁니다. 버스는 꽤 자주 오기 떄문에 오래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가는 길 15분 정도 투어가이드가 이과수 국립공원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해줍니다. 스페인어 영어 포르투갈어를 구사합니다.
이과수 정글로 들어갑니다. 가는 길에서 어떤 신기한 동물을 만날까 기대했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이과수에 살고 있는 가장 위협적인 최상위 포식자는 퓨마라고 합니다. 그런데 퓨마를 만나는건 로또를 맞는 것 처럼 어렵고 퓨마가 사람의 냄새를 맡으면 달아난다고 합니다.
설명을 들으면서 보트 선착장으로 이동중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간 트럭이 세 대나 있어서 조금 조바심이 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과수가 워낙 넓어서 빨리 빨리 일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사전에 정보를 얻어서 보트투어를 서둘러서 끝내려는 욕심이었는데 확실히 조금 더 서둘러 주는게 좋습니다. 생각보다 보트투어하고 나오면 시간이 많이 지나있습니다.
드디어 선착장에 도착. 보트에 타기 전에 아주 투박한 군대에서나 쓸법한 방수가방을 주는데 수영복을 준비해서 갈아입고 일반옷을 방수가방에 넣고 보트를 타셔야 합니다. 우비만 입는 분들도 있는데 폭포에 다가가서 그대로 물줄기를 얻어맞기 때문에 우비는 소용이 없습니다. 그대로 홀딱 다 젖기 때문에 무조건 갈아입을 옷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과수 폭포의 하이라이트인 악마의 목구멍까지는 보트가 갈 수 도 없고 만약 가면 보트가 뒤집어 져서 사람들 다 죽을 겁니다. 거기까지 근처로도 가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고, 보트는 중간에 물론 엄청 거대한 폭포에 가서 물줄기를 맞는 코스로 진행이 됩니다. 폭포가 크게 3가지 코스로 구분이 되는데 각 포인트별로 다 다른 폭포들이 있고 이름도 있는데 당연히 전혀 기억이 나지 않네요. 한가지 악마의 목구멍 , 악마의 숨결 이라 불리는 가르간타 델 디아블로.
보트 투어를 할 때 젊은 남미 여성분들이나 관광객들은 비키니를 준비해와서 갈아입고 배를 탑니다. 보트 타기 전 화장실이 있어서 갈아입을 공간이 충분합니다. 어딜가나 호기로운 중년의 남성들이 있는데 다 알아들을 수 없지만 옷 벗으라고 최소한 위에라도 벗으라는 부인의 말을 무시하고 우비만 있으면 된다고 우기면서 그대로 보트로 타는데 나중에 보면 홀딱 젖어 있습니다. 호기부리지 말고 무조건 갈아입을 옷 준비하세요. 또 해가 뜨거워서 젖어도 금방 마른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절대 안말라요. 계속 축축한 상태로 내내 걸어다녀야 되니 무조건 여분의 옷 준비하세요.
이런 배를 타고 보트 투어를 진행합니다. 당연히 가장 앞자리가 제일 좋습니다. 근데 내가 앉고 싶다고 앉을 수 없고 먼저 탄 사람이 자리를 잡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는 없는데 가장 앞자리는 아무도 용기를 내지 않으니 무조건 맨 앞자리 비어있으면 앉으면 좋습니다.
이 작은 폭포에서 보트가 1차 샤워를 한다. 그리고 뒤로 조금 이동해서 다른 곳에 있는 중간 사이즈 정도의 폭포 샤워를 하는데 거기가 하이라이트다. 그런데 방송으로만 봤을 때 거기가 악마의 목구멍인가 착각을 했는데, 악마의 목구멍 이과수의 하이라이트인 폭포는 위 사진 기준 저 멀리 보이는 폭포의 가장 오른쪽 물보라가 조금 보이는 곳에 있다.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상상력을 동원해도 상상하기 힘든 수준이다.
보트를 타고 폭포로 이동하는 강줄기 반대편에도 보트를 타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브라질 이과수에서 보트투어를 하는 사람들이다. 아르헨티나에서 보트투어를 했다면 브라질에서는 하지 않아야 한다. 코스가 70% 동일한데, 그럼 나머지 30%는 이라고 물어보겠지만 아르헨티나 쪽 폭포로는 갈 수 없어서 브라질은 아르헨티나 보트 투어의 70%만 하고 끝이다.
보트가 1차 폭포물줄기를 맞고 와서 잠시 정차해서 포토타임을 주는데 이 때 저 뒤에 배경으로 있는 폭포 쪽으로 깊숙히 더 들어가서 2차 폭포물줄기를 맞는다. 이과수에서 악마의 목구멍 다음으로 많은 물이 떨어지는 폭포다. 비디오로 영상을 찍었는데 블로그에는 올릴 방법이 없고 유튜브에 올려서 다음에 다시 올리도록 하겠다.
이과수 국립공원 입구에 우비를 파는 곳이 있는데 보트 투어한다고 우비만 입으면 되겠지 하면 낭패다. 우비는 소용이 없다. 저 사람들은 그냥 쌩 돈을 날린거다. 근데 저렇게 호기를 부리는 중년이상의 남성분들이 꼭 있다. 아까운 페소를 날린거다. 그리고 보트에는 보트투어 가이드가 같이 타는데 고프로로 영상을 찍어준다. 그리고 내릴 때 돈을 내면 찍은 영상을 보내주는데 비싼 가격은 아니었지만 돈을 내고 아직도 영상을 못 받았다. 보트 투어 가격은 1인당 아르헨티나 페소로 3000페소다. 당시 1달러에 60페소로 암환전을 했었기 때문에 50달러 정도다. 아르헨티나 물가를 생각하면 비싸고 한국인 입장에서는 별로 비싸지 않다.
하지만 이과수에서 보트투어는 무조건 해야 한다. 100% 추천 보트투어. 단 브라질 이과수에서는 하지 않는다. 아르헨티나에서 못했다면 브라질에서 할 수 밖에 없지만 그럴 사람은 거의 없으니 무조건 아르헨티나 이과수에서 보트투어를 하도록 추천한다.
사람들의 환호에 따라 보트 운전하는 분이 물줄기로 몇번 더 들어가 주기도 한다. 우리는 이정도 폭포만 있어도 관광지가 될 텐데 이과수에서 이정도 폭포는 감흥도 오지 않는다.
이제 보트투어가 끝나면 선착장으로 다시 데려다 준다. 그리고 선착장에서 다시 정글버스를 타고 다른 폭포가 있는 길로 데려다준다. 이제부터 3가지 코스로 걸어다니면서 폭포를 구경하러 간다. 이 코스를 다 걸어서 다니면 하루종일 걸어야 마무리가 될 정도로 엄청나게 방대하다.
그래서 악마의 목구멍으로 가는 길에는 작은 미니 트램이 운행된다. 열차가 15분-20분 사이에 한대씩 오고간다. 물론 걸어서도 다 다닐 수 있는데 걸어서 가면 그 무더운 날씨에 지쳐 쓰러질 수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한번 열차를 놓치면 다음 열차까지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서 그냥 걸어가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다.
저 멀리 어마어마한 물보라가 이는 곳이 꿈의 폭포 악마의 목구멍이다. 그리고 저기 아래 보트 투어 말고, 노란건 레프팅을 하는 거다. 보트투어 외에 레프팅 투어도 있는데 저걸 하는 사람은 본 기억이 없다.
보트 투어를 할 때 작은 물줄기를 1차로 맞고 2차로 중간 사이즈의 폭포로 들어간다고 했을 때의 폭포가 바로 저기다. 수량이 어마어마해서 보트가 완전 물줄기로 가지 않아도 근처로 가면 물의 힘에 의해 밖으로 계속 밀려날 정도다.
이정도 폭포라고만 해도 어떤 나라에 있다고 해도 관광명소가 될 자격이 충분할 정도로 아름답고 멋있다. 하지만 이과수에서 악마의 목구멍 때문에 사람들의 뇌리에서 거의 다 지워진 존재가 되고 만다. 나도 처음에 여기를 먼저 가고 와와와와 대단하다 라고 감탄을 했던것 같은데 이후에 사진을 다시 열어보기 전에는 기억도 못하고 있었다.
이과수 폭포가 있는 포인트로 가는 길은 데크로 잘 꾸며져 있어서 걷기가 편리하다. 가는 길 중간중간 이과수 정글에 살고 있는 원숭이 코아티 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코아티는 사람의 음식을 보면 다가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원숭이도 사람이 먹는걸 훔쳐갈 수 있으니 음식물은 이들이 있을 때 가지고 있지 않는게 좋다.
너무 많이 만나게 되니 어디있나 찾을 필요가 없다. 특히 많이 출몰하는 곳은 공원 중간에 있는 매점들에서 거의 상주하고 있다시피 하다.
여기도 아직 악마의 목구멍이 아니지만 멋진 폭포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브라질 쪽에서 댐을 건설하는 바람에 이과수의 수량이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 거기에 최근들어 이과수지역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서 상당히 가물어 있다고 한다. 확실히 과거에 수량이 엄청났을 때와 비교된 사진을 보면 폭포의 물줄기가 적긴 하다.
악마의 목구멍이 있는 곳에 기차가 도착하면 나오는 곳이다. 매점도 있고 이렇게 샤워를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워낙 덥고 습하고 사람들은 많고 짜증이 밀려오니 자동으로 가서 시원한 샤워를 하게 된다.
기차에서 내려서 1KM 정도는 더 걸어들어가면 드디어 정말 눈앞, 코앞에서 이과수 폭포의 하이라이트 악마의 목구멍 Garganta del Diablo를 만나게 된다.
소리도 엄청나서 옆사람이랑 대화를 하려면 소리를 지르는 수준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고, 약간 멍해지는 기분마저 든다. 그리고 계속 물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어느순간 슬로우모션으로 물이 내려오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작은 물줄기가 흐르고 저 멀리 타워같은게 보이는 곳이 브라질 쪽 이과수의 전망대다. 브라질은 저기까지가 이과수 폭포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위치다. 그래서 브라질에서 이과수를 보는건 시간이 모자라다면 생략해도 좋다고 말하는 이유다.
이렇게 보면 악마의 목구멍을 전체로 보는거다. 당연하겠지만 무지개가 항상 떠있다. 지금은 수량이 좀 적은 편이고 물이 더 넘쳐날 때는 옆쪽으로도 폭포가 떨어진다고 한다. 그러면 그 규모나 웅장함은 더 대단할 듯 하다. 이과수를 가는 날이 비가 온 다음날이면 더더욱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이과수의 하이라이트인 악마의 목구멍을 보고 나서 다른 폭포들을 보게 되면 감동이 줄어든다. 그래서 꼭 이과수 를 돌아볼 때는 아래쪽에서부터 시작해서 악마의 목구멍을 마지막으로 돌아보는게 좋다. 근데 여기서 생각해볼것은 남들도 다 나랑 같은 생각이라서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것이 싫다면 악마의 목구멍으로 가장 먼저 달려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남미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멋진 관광지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 그 중 악마의 목구멍.
좀 더 수량이 많아서 중간 중간 보이는 돌들이 물줄기로 다 뒤덮이는 그 날 다시 한번 이과수를 방문해 보고싶다. 현재는 코로나 19 때문에 이과수 국립공원은 문을 닫은 상태라고 한다. 언제 다시 열릴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2020년에는 다시 가기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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